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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어쩌다 어른 129회 누가 성을 배워야 할까 손경이 강사 강연 요약

 

 

 

2018년 4월 

우연히 보게 된 TV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서 

'누가 성을 배워야  할까?' 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이 인상깊었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서로의 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는 옛부터 성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불순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왜 어릴 때부터 성교육은 필요한지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는 방법

여성 차별에 대한 단어들, 잘못된 편견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등

성교육 강연이 유익하다고 판단하여 핵심 내용들을 글로 정리했다.

 


(출처 : 어쩌다 어른 129회, 손경이님 강연)

 

강연이 시작됐을 때 청중을 향해 던진 질문부터 새로웠다.

"남자가 나무라면 여자는 무엇일까요?"란 질문에

사람들은 제각각 "뿌리요" "흙이요" "하늘이요" 등의 답변을 내었는데

이 때 MC 분의 말 한 마디가

'아~!' 하고 나의 눈을 번쩍이게 만들었다.

"남자가 나무라면 여자도 나무여야 하지 않을까요?"

 

위의 이미지는 그 당시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연상되는 단어를 적어놓은 것이다.

신기한 것은 여자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단어를,

남자긍정적인 단어를 적어 놓았다는 점이다.

 

손경이 강사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성교육 할 때

아이들이 가지는 긍정적/부정적 이미지에 따라 성교육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ㅅㅅ/ㅋㄷ/ㅋㄷㅋㄷ/CD/DDR"

등의 줄임말은 요즘 아이들의 성문화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성교육 시 아이들이 쓰는 단어를 앎으로써 그 문화를 이해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눈높이를 맞춰서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진정한 성교육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부모가 아이에게 성교육을 할 때 

대부분 아이에게 싫어요~ 안돼요~ 라고 가르치거나

네 몸은 네가 지켜야 해! 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또한, 교육청에서 만든 '성교육 지침서'에 보면

성적으로 피해를 받았을 시 부모에게 말하라고 제시되어 있지만

오히려 안 좋은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손경이 강사님은 성범죄시 

아이들의 몸은 국가가 지켜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기관, 상담소를 통해 도움을 청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즉각적인 수사와 상담을 통해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회복 또한 빠르기 때문이다.

 

[여성 긴급전화 1366]

[해바라기 센터]

: 성폭력, 가정, 폭력, 성매매 피해자의 상담, 의료, 법률, 수사, 심리치료 원스톱 제공

 

게다가 지금까지는 성범죄 예방시 

피해자 예방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졌는데 가해자(남녀불문) 예방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하셨다.

 

1) 어른은 아이에게 길을 묻지 않는다. (쌩까고 가기)

2)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3) 어른은 혼자 있는 아이에게 문을 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른이 자신과 똑같을 거라 생각하고 

어른이 자신을 끌고가려 할 때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가거나

머리채를 잡거나 생식기관을 친다고 하지만

그로인해 더 큰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의 광고 또한 굉장히 신선하게 받아들여 졌는데

어른들은 이 광고를 보고 

영상 속 엄마가 아들에게 "우리 아들 누구꺼?" 라고 물었을 때 

아들이 "아영이꺼!" 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다들 여자친구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똑같은 광고를 아이들에게 보여줬을 때 

"쟤네요 쟤!" (아이 본인)라고 단번에 알아맞춘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영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아영이=여자이름 일 거라고 

추측하는 것은 성역할에 따른 고정관념을 기반한다.

 

아이들 또한 대부분 초등학교 4, 5학년이 되면

이러한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형성된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여자는 핑크, 남자는 블루와 같은 성역할 구분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성교육을 할 때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임신한 인형, 다인종 인형, 장애인 인형, 생식기가 달려있는 인형을 이용한다고 한다.

 

충격이었다.

이런 인형의 존재도 강연을 통해 알았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너무나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부모님께 아기는 어떻게 나와?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 라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받았을 때

진땀을 빼던 부모의 모습을..

 

임신한 인형에는 자궁에서 아이가 나오는 통로와, 아기, 탯줄과 태반까지 붙어있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배꼽이 어떻게 생겼는지에서부터 아이가 태어나게 된 과정까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고

아빠의 생식기관과 엄마의 생식기관이 다름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강연 도중 실제로 생식기가 달린 인형을 보여주시기 위해 

인형에게 계속 내가 잠시 너의 옷을 벗겨도 되겠니? 라고 의사를 물어보곤 하셨는데

부모가 아이에게도 꼭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성교육 외에도 아이와 함께 대화할 때에는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존중'의 태도가 필요하다.

 

간혹 유치원 갈 시간이 촉박해 

급하게 옷을 벗기는 방법은 아이에게 좋지 않기 때문에

아이에게 의견을 묻고 아이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남성들의 생식기관고추라고도 부르지만 정식 명칭인 음경이라고도 많이 칭한다.

하지만 여성의 생식기관 이름을 물어볼 때 바로 답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이 없다고 한다.

여성의 생식기관은 음순이라고 불린다.

 

이처럼 말하는 기준이 중요한데

여자아이들이 간혹 부모에게 "아빠! 나는 왜 고추가 없어?" 라는 질문도 하나의 예이다.

또한, 여성의 성 하면 임신과 출산 이라는 보건학적 관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성교육이 많은데

이런 방식은 여성에게는 반드시 자궁이 있어야 하며 없는 사람에 대해 

여자가 아닌 걸로 인식하고 쉽게 비하와 비난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환경적 이유 혹은 호르몬 변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자궁이 없는 여성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 평등 개념을 아우르는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다.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과 새끼 손가락만 펴보자.

그리고 배 밑으로 얹었을 때 실제 여성의 자궁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궁을 연상하면 나팔관난소를 떠올릴 수 있는데 

난소가 밖으로 나온 것이 남성의 고환이라고 한다.

이 사실도 알지 못했던 정보다.

 

개인차가 있으나 난소와 고환의 크기는 평균 지름 3cm 로 비슷하다고 한다.

즉 해부학적 구조는 동일하나 호르몬에 의해 성별이 구분되는 것!

 

오...

가정시간에 제대로 못 배운 것인지 내 기억에 없다.

아마 매번 학교에서 진행하던 성교육은 강당에 

대규모로 모여서 이론적인 내용을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금세 지루함을 느껴 친구들과 떠들기 바빴다.

그렇게 많이 모인 곳에서 Q&A 시간에 활발하게 질문이 오고가는 것은 

더더욱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고....

 

여성의 음순에는 난소를 배출하는 질과 소변이 나오는 요도로 분리되어 있는데

남성에는 정액분비와 소변 배출하는 통로가 1개 뿐이다.

그러나 실제로 나가는 2개의 구멍이 존재한다고 한다.

 


 

강연 중 후반에 처녀막에 대해 이야기 하셨는데

질 공간 안에 처녀막은 어디에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셨고 

답은 보기 중에 없었다.

 

처녀막은 온전히 남성중심으로 만들어진 단어로 

남성이 '네가 처녀인지 아닌지 구분하겠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경향이 있어

"처녀막이라는 용어보다는 '질막', '질주름'으로 부르는게 좋다고 하셨다.

 

현재 쓰이는 단어의 의미를 바꾸는 운동을 계속 하고 계신다고 한다.

 

폐경 -> 완경 (숭고한 임무를 완수했다는 의미)

자궁 (子宮) 자식을 품은 집 -> 포궁 (胞宮); 세포를 품은 집

 

나도 포궁이란 단어를 생리컵 관련 정보를 찾다가 알게 됐는데 

주변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도 이 단어를 쓰고 알려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단어, 언어는 우리의 편견, 추측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으로 본다면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널리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그 밖에도 남성에게 흔히 일어나는 발기, 몽정, 유정, 사정, 자위 등에 대해서도 들었는데

발기는 보통 하루에 4~12회 정도 한다고 한다.

남동생이 있지만 확인할 길이 없기에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또한 발기는 흥분하면 생기는 거라는 오해가 많은데

자다가 일어나면 일어나는 현상이고

이러한 남자 여자 생식기관의 차이에 대해 모두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간혹 이러한 신체적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수롭게 생각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소통이 안돼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이 강연을 통해 중학생 때 과학 선생님이 해주신 말이 기억이 났다.

자신의 몸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자 집에 가서 여자들의 경우엔 손거울을 통해 

생식기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라는 말에

과거 중학생이던 우리는 "예????" "어우~ 어떻게 그래요 쌤!" 

등의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생리컵 사용한 지 2년차가 된 요즘

생리컵을 통해 나는 나의 몸을 좀 더 알게 됐고

앎이라는 것은 또 다른 호기심과 나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줬다.

 

좀 더 내 몸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드려는 노력들이 나의 자신감,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됐다.

 

그런데 살펴보면 여성들은 자신의 생식기관을 자세히 아는 것에 대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자신보다 이성에게 보여주는 횟수가 더 많다.

자신의 몸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러워 불을 끄고 성관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왜 우리의 몸을 부끄러워 하는 걸까?

최근 많이 언급되는 생리컵에 있어서도 집어넣고 빼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생리컵 사용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생리컵의 크기에 놀라는 사람도 있지만

생리컵 때문에 처녀막이 찢어지면 어떻게 해? 라는 걱정스러움이 담긴 

댓글들이 많이 보였었고 생리컵을 사용하기 전의 나 또한 공감하던 부분이었다.

 

그 원인에는 끝없이 오래된 과거부터

여성의 성에 대해 더 엄격한 잣대 혹은 쉬쉬하던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 몸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흔히 쓰이는 단어에 대해 지속적인 의문을 갖고 

중의적 의미를 사용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듯 아이에게 성교육을 한다는 것 외에도

현재의 우리(여성과 남성 모두)가 올바른 성지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다름을 이해하고 차별을 줄여나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